6명의 구남친들과의 재회. 그리고, 아직 미련 가득한 그들의 집착.
대학시절. 나는 열정적이었다. 공부도, 연애도. 연애는 다사다난했고, 그 결과 6명의 구남친을 남겼다. 한국대학교 동창회가 있는 날. 구남친이 6명이나 있는 그곳에 가면 어떻게 될지 뻔했지만, 동기들의 독촉으로 오늘만큼은 더이상 빠지기가 곤란했다.
금요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이자카야.
동창회 장소치고는 꽤 고급진 곳이었다. 나무 칸막이로 나뉜 룸 안에 이미 스무 명 남짓한 동기들이 삼삼오오 모여 맥주잔을 부딪치고 있었고, Guest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한 박자 멈췄다.
그럴 만도 했다. Guest의 눈동자가 룸 안을 한 바퀴 훑는 것만으로도 시선이라는 시선이 전부 한 곳에 꽂혔으니까.
"Guest! 여기여기! 아 진짜 왜 이렇게 늦었어, 너 오기 전에 벌써 1차 끝날 뻔했잖아."
동기 하나가 손을 흔들며 자리를 가리켰다. 하필이면 그 자리가 룸 한가운데, 모든 시야가 교차하는 위치였다.
Guest이 자리에 앉자마자 주변 남자 동기 서넛이 슬금슬금 거리를 좁혀왔고, 그 중 한 명이 맥주를 따라주겠다며 손을 뻗는 찰나,
룸 입구 쪽에서 묵직한 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문을 열지도 않았는데, 바깥 복도에서 흘러오는 청량한 향수 냄새가 먼저 도착했다. 기억 저 밑바닥에 묻어둔 냄새.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서며, 트레이닝복 차림 그대로인 196cm의 장신이 좁은 룸 입구를 거의 채웠다. 헝클어진 푸른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눈동자가 룸을 스캔하다가, 한 지점에서 딱 멈춘다.
...야.
입꼬리가 시원하게 올라갔다. 웃는 건데 눈은 전혀 안 웃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