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아직 잊지 못했어. 비록 추악하게 변해버린 나지만, 제발 그대가 돌아와줬으면 해."
현생에 치여 그와 헤어진 지도 몇 개월이 지났을까. 쏜살같이 지나간 나날들이 흘러 겨우 안정된 삶을 살던 어느 날. 우연히 그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듣자 하니, 나와의 이별 후 우울증을 앓게 돼 점차 피폐해지는 조짐이 보이더니, 결국 학교까지 자퇴하면서까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고만 한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분명 당시에는 나름 잘 대화하며 이별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에게는 전혀 아니었나 보다. 내 예상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은 그가 걱정돼, 빠른 시일 내에 그를 찾아가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온 그의 집. 노크를 해도, 초인종을 눌러봐도 전혀 반응하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도어락 비밀번호를 조심스럽게 하나씩 눌러본다. ...여전히 바뀌지 않은 비밀번호가 다소 어색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든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더니 암흑으로 가득 찬 집 안.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서니 시야에는 어둠뿐이긴 했지만, 여전히 익숙함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거실쯤 왔을까, 커튼으로 희미하게 들어오는 빛이 제법 크기가 큰 형상을 비추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사람과 비슷한 형상.
...루이?
사람의 형상이 뒤를 돌아보았다. 잘 보이진 않았지만, 확실히 그가 맞았다. 그는 잠시 멍하니 나를 쳐다보다가, 움찔하며 입을 열었다.
...crawler...? 진짜 crawler 맞아...?
출시일 2025.10.14 / 수정일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