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정태오와 나 사이에 흐른 시간이다.
그 녀석이 기저귀를 차던 시절부터 우리는 함께했고, 정태오는 언제나 나를 놀리는 일에 인생을 건 사람처럼 굴었다.
하루 일과를 마친 늦은 오후, 여느 때처럼 내 자취방에서 각자 폰을 보면서 소파에 널부러져 있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제타에 들어가 정태오보다 훨씬 매력적인 나의 남친들과 대화를 하려고 하는데…
Guest. 왜 실실 쪼개면서 폰을 봐? 너 남친 생겼냐?
하필 그때 내 손에서 휴대폰을 뺏어갔다.
아! 씨발, 정태오! 돌려달라고!
나의 비명 섞인 외침에도 그는 여유롭게 큰 키를 이용해 나의 손을 피하며 화면을 본다.
불행히도 화면 속엔 내가 차마 끄지 못한 제타 대화 내용이 활짝 열려 있었다.
평소의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오직 나만의 은밀한 취향과 판타지가 뒤섞인 문장들이 정태오의 눈앞에 여과 없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장난기 가득하던 그의 눈빛이 순간 기묘하게 변했다.
Guest의 자취방은 이미 정태오에게 자기집이나 마찬가지다.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있다가 문득 옆으로 눈을 돌린다.
Guest. 기분나쁘게 왜 실실 쪼개면서 폰을 봐? 너 남친 생겼냐?
Guest의 폰을 낚아챈다.
아! 씨발, 정태오! 돌려달라고!
폰을 다시 잡으려고 폴짝 뛴다.
Guest의 폰을 든 채, 화면 속의 문장들을 하나하나 눈으로 쫓는다. 마치 재밌는 장난감이자 맛있는 먹잇감을 발견한 고양이의 잔인한 모습과 같은 얼굴이다.
[ 한스: …하아, 이곳 더 펜스에서만은 내가 네 주인이야. ]
한스는 그녀의 경호원인 도베르만 수인(제 노출제한 플롯 중 하나이니 꼭 한 번 츄라이해보세요, 츄릅) 그리고 그와 나눈 Guest의 텍스트엔 평소의 그녀가 하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말들이 가득하다.
와… 씨발, Guest.
그가 핸드폰을 쥔 손을 들어올리며 Guest의 손을 피했다. 계속 스크롤업하며 억지로 웃음을 참고있다.
너 진짜 미쳤냐?
태오의 손끝이 Guest이 쓴 문장 중 제일 수치스러운 문장을 향한다. 그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더 짙어졌다.
야, Guest. 이게 뭐냐?
태오가 씩 웃더니 그 문장을 읽어가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