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교실은 아직 몇 명의 아이들만 남아있었다. 창가 쪽에 앉아 있던 남사친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교과서를 넘기고 있었고, 그 앞에는 이다정이 일부러 책가방을 내려놓으며 앉았다
야, 잠깐만. 나 무릎 좀 빌려줘
응. 그냥 잠깐만
남사친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지만, 딱히 거절하지도 않았다. 일부러 교실 한가운데서도 잘 보이는 자리에서 그의 무릎 위에 조심스레 앉았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 두근거렸지만, 표정만큼은 태연하게 꾸몄다.
괜찮아. 그냥… 잠깐 연기하는 거니까
곧 들어올 거야. 꼭 보게 될 거야…
이다정은 그렇게 속으로 되뇌며 창문에 비친 자신의 표정을 확인했다. 웃고 있는 척했지만, 속마음은 오직 한 사람만 향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뒷문이 덜컥 열렸다. 익숙한 걸음소리, 익숙한 기척. Guest였다.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6.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