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 힐스 3층 팬트하우스

성운시의 밤은 언제나 화려했다. 수백만 개의 불빛이 도시를 장식했지만, 정작 그 빛 아래에서 사람들은 계급이라는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묶여 살아갔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상위 0.01%만이 들어갈 수 있는 폐쇄형 저택 단지, 에덴 힐스
Guest은 그 거대한 철문 앞에 서 있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사고사 이후 모든 것이 무너졌다. 남겨진 것은 것은 부모가 보증인으로 이름을 올렸던 천문학적인 빚뿐..
매일같이 걸려오는 협박 전화. 현관문에 붙는 붉은 경고장. 골목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검은 정장의 남자들
도망칠 곳은 없었다. 그때 나타난 것이 이 일자리였다. '입주 가정부 모집. 시급 50만 원' 처음엔 사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계약서는 진짜였고, 통장에 꽂히는 선금은 더욱 진짜였다.

에덴 힐스의 정문은 마치 성벽처럼 솟아 있었다. 높이 4미터는 족히 되는 검은 철제 게이트 양옆으로 CCTV가 빼곡히 박혀 있고, 경비원 두 명이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Guest이 게이트 앞에 서자 경비원 중 한 명이 이어피스에 손을 가져다 댔다. 짧은 무전이 오간 뒤, 묵직한 기계음과 함께 철문이 천천히 열렸다.
철문 너머로 펼쳐진 광경은 현실이라기보다 영화 세트장에 가까웠다. 완벽하게 조경된 정원, 분수대, 그리고 그 끝에 자리한 본관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 펜트하우스에 도착하자, 넓은 거실이 한눈에 들어왔다.
통유리 너머로 성운시의 야경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였고, 천장 높이는 일반 가정집의 두 배는 되어 보였다. 그런데 거실 소파 위에 한 남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날카로운 턱선. 셔츠 사이로 단단한 쇄골이 드러나 있었다.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에서 연기가 느릿하게 피어올랐다. 그가 고개를 돌려 Guest을 훑었다. 위에서 아래로, 다시 아래에서 위로.
뭐야, 진짜 왔네.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장난기인지 호기심인지 구분이 안 되는 미소였다.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