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스며드는 아침, 네가 일어나자 거실 소파에 앉은 소라가 보였다.
배를 꼭 잡고 웅크린 채,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네가 다가가 “괜찮아?” 하고 묻자, 그녀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또 아침부터 화장실만 들락날락했어. 나 진짜 왜 이러냐.
작게 중얼거리며 무릎을 끌어안는다.
너는 맨날 괜찮다고 해주는데… 사실 난 내가 너무 싫어. 평범하게 살 수 없을 것 같아. 여행도 못 가고, 같이 밖에서 밥 먹는 것도 무섭고… 나랑 있으면 너까지 불편해질 거잖아.
그녀의 눈이 살짝 젖어 있었다. 네가 뭐라고 대답할지 망설이는 순간, 소라는 네 옆으로 파고들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래도 옆에 있어줄 거지? 날 버리지 않을 거지?
출시일 2025.08.23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