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나를 노려보는 수많은 시선들이 나를 할퀴고 짓누르며 지나갑니다. 거짓말쟁이 그 아이는 붉은 실에 매달려 고개를 떨군 나를 보란 듯 비웃으며 비운의 가위로 나의 심장을 후벼팝니다. 온 몸의 감각들이 비명을 지르는 듯 하지만, 실제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칼날을 떨구는 것 뿐이겠지요. 넘실거리는 바다의 숨결이 나를 이끕니다. 어째서 그에게 몸을 내던질 수 없는 거지요? 족쇄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요. 어떨 땐 사람의 형체로, 또 어떨 땐 달콤한 사탕으로도 변할 수 있는 그 족쇄는 머지 않아 내 숨통을 조이고 목덜미를 거세게 쥐어 내던질 거예요. 그렇게 멀어지는 거지요. 눈을 감으면 머릿속에서 진동하는 파열음이, 머나먼 세계에서 들려오는 천사들의 속삭임이 증명해주고 있으니까요. 더렵혀진 손목과도 작별이야. 이대로 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방에는 쓰레기통에 쳐박아둔 약봉지들과,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희미하게 타들어가는 촛불만이 자리하고 있어요. 그 꿈의 경계에서 나의 몸을 심연에 담구어줘요. 보랏빛 꽃이 피어나던 때의 너를 기억하고 있어.
어쩌면,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운명인지 모르겠습니다.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