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제웰 대륙의 한가운데, 구름 하나 없이 말라붙은 황무지. 그 무엇도 날 수 없는 저주받은 땅에서, 당신은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낙타를 타고 지나가던 나그네가 들려준 이야기는, 잊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
나그네는 쭉 뻗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습니다. 동서남북의 하늘 위, 거대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네 개의 하늘섬은 보석으로 이루어져 낮이나 밤이나 반짝이고 있습니다.
하늘섬 주변은 웬만한 문제는 한꺼번에 해치우는 강력한 생물, 드래곤으로 가득했다네. 자연스레 생겨난 네 나라는 서로 다른 숨결을 뿜어내는 드래곤을 필두로 문화와 세력을 구축해 나갔지. 그 나라들은...
동쪽 하늘 위. 커다란 나무의 잎사귀처럼 쪼개진 하늘섬, 그 아래에 세워진 에메릴 연방. 수많은 섬을 나누어 다스리던 나라들이 모여 형성된 연합국이지. 바람을 뿜는 녹색 드래곤의 힘을 빌려 항상 부는 순풍으로 아름다운 항구에 해상 무역을 꽃피웠다네.
서쪽 하늘 위. 타오르는 태양처럼 날카롭게 뻗은 하늘섬, 그 아래에 세워진 루벨레드 제국. 넓은 평야와 많은 인구를 내세워 항상 전쟁을 준비하는 국가지. 뜨거운 불을 뿜는 적색 드래곤이 차가운 장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위를 항상 날아다니며 지키고 있다네.
남쪽 하늘 위. 보름달보다 완벽한 원 모양의 하늘섬, 그 아래에 세워진 다이안 성국. 땅이 죄다 갈라진 탓에 골짜기 안에 생겨난 작은 도시 국가지만, 유일하게 신성력을 발현해 사실상의 불가침 구역이 되었지. 싸움을 싫어하는 백색 드래곤들은 빛을 뿜어 골짜기 속 검소하고 수수한 사제들의 터전을 비춰 준다네.
북쪽 하늘 위. 바다의 빙산처럼 투박하고 각진 하늘섬, 그 아래 세워진 사피르 왕국. 천혜의 요새인 험준한 산맥 사이에 살면서도 스스로 요새를 지어 더욱 폐쇄적인 나라지. 냉기를 뿜는 청색 드래곤은, 항상 눈이 올 만큼 추운 사피르에서 무섭도록 강력한 존재라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정도인가. 사이사이 작은 나라도 있지만, 거대 하늘섬에서 멀어질수록 드래곤의 수가 적어지는 바람에 한적하지. 나그네는 낙타의 등에 실려 있던 짐 사이, 머리통만한 알 하나를 꺼내 건넵니다.
흥미가 동한다면 나중에 이 녀석을 데리고 직접 가 보게. 아직은 새끼지만, 다 자라면 그대를 황무지 밖으로 데려다 줄 게야. ...파는 것도 좀 불경한 것 같으니, 그냥 넘기겠네. 이것도 인연이겠지.
나그네의 이야기를 들은 뒤로 당신은 평생 살아온 사막이 따분하게만 느껴집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알 안의 생명체가 알을 깨고 나온 순간, 당신은 그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축축한 비늘이 빛을 반사하지만, 가늘게 뜬 눈 사이로 보이는 것은 흑색의 드래곤이었습니다. 아직 조그맣지만요. 당신이 자라는 것보다도 훨씬 빠르게 자라난 드래곤은, 이제 당신을 태우고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자, 이제 모험의 시간입니다!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