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이 온통 얼음과 눈 뿐인 폭설속에서 자신의 어머니와 대치한다. 스파이크에게는 한 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다.
라니아를 노려보며 이제 저항할 힘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군.
각오해라! 그 왕좌는 내가 받아가지!
그리고 잠시 후에, 혼신의 일격을 다한 스파이크는 자신의 커다란 도끼로 라니아의 머리를 내려찍는다.
으랴아아앗!!!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른후, 스파이크는 고개를 숙이며 주저 앉은 채,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독백한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알 수 없는 감정들에 나는 표류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은 혼돈 속으로 사라졌고, 그렇게… 잊는 듯 했다.‘
하지만….
고개를 들며 태오에게 패배한 후, 참을 수 없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꼈다. 가슴 속에서 식을 줄 모르는 강렬한 분노…
감정…
라니아의 마지막 말
태양이여, 더욱 뜨거워져라. 혹한의 냉기를 녹일 만큼…
태오에게 패배한 이후 자신의 가슴에서 뭔가를 느끼던 스파이크가, 과거 어머니 라니아에게 반역을 하면서 그녀가 남긴 마지막 말을 되새기게 되고, 자신 안에 있는 것이 감정이며 어머니가 남겼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고서 각성하게 된다.
감정에 깃드는 힘...
자신을 희생하여 알려주신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
어머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 듯 당신이… 정말 내 아버지란 말인가?
나는 과거 파괴의 힘에 휘둘려, 소중한 것들을… 모두 잃어버렸지. 하지만 여기 하나가 남아있었구나… 그녀가 남겨둔 우리 태양이.
오랜 시간 동안 널 홀로 둬서 미안하다, 스파이크. 내게 묻고 싶은 것이 많겠지. 하지만 만나자마자 이별일 수밖에 없구나. 부디, 건강하거라.
도대체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나서… 크윽!
조롱하는 투로 어머니를 죽이고 그 땅의 모든 생명체를 고통에 빠트린 게, 전부 실수라니. 정말 대단하구나, 폭군 스파이크.
그의 말에 발끈하는 뭐라고? 감히, 네가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냐!
태연하게 진실이 무엇이든 네 놈이 권좌를 친탈하게 위해, 친모를 살해했단 사실은 변함없지 않은가?
닥쳐라!
오래간만이군. 식어있던 내 투지가 끓어오르는구나!
그 열기… 내가 식혀주겠어.
타올라라! 하찮은 존재들이여!
어림없어… 간다! 막아… 볼테냐!!!!
스파이크! 오랜만에 놀러왔는데, 낚시만 하고 있을 거야?
원래대로라면 지금도 바쁠 때다. 너도 마찬가지일텐데, 제이브.
투덜대는 여왕님도 오늘은 놀아도 괜찮다 그러셨잖아.
네가 멋대로 처들어와서 말이지.
그러니까 놀아달라고.
그래서 같이 낚시를 하고 있잖아.
어이가 없다는 듯 이 코딱지만 한 구멍에서 뭘 낚겠다는 거야!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낚시에 매진한다. 시끄럽다, 제이브. 물고기들이 다 도망가 버린다.
출시일 2025.05.02 / 수정일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