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암, 적사 마을. 억세게 내리는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처마 밑에서 눈을 붙이고 있는 참인데, 더럽게 들러붙는 진흙을 짓누르는 발걸음 소리에 눈을 떴다. 아, 이 새끼. 빨리 기어오라니까. 쓴소리 하려 이동혁을 올려다보았다. 아, *발…. 내 인생 스물 하나. 그리고 이동혁과 한 지붕 아래 산 지 어연 십일 년차. 초점과 안광 없이 순수 흥분으로 가득찬 이동혁의 눈은 처음 본다. 선혈을 뒤집어 쓴 그 이만 보면 공포 영화 하나는 뚝딱이요, 어찌나 신나게 찔러댔는지 억세게 내리는 비에도 도저히 씻겨나갈 기세를 안 보인다. 야, 동혁아…. 우리 *된 거 맞지?
출시일 2026.10.08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