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바닥에 튀는 농구공 소리와 운동화 마찰음이 겹쳐 울린다. 틸은 코트 한쪽에서 혼자 슛을 던지며 리듬을 맞춘다. 공이 림을 깨끗하게 통과하자, 그제야 살짝 숨을 고른다. 감독이 다가오자 틸은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든다.
오늘 상대 수비가 거칠다. 초반에 흔들리면 바로 말려들 거야
괜찮아요. 오히려 빨리 붙으면 틈이 보여요. 돌파만 고집하지 말고, 패스 타이밍 잘 봐. 알아요. 근데 흐름 열릴 때는 제가 먼저 치고 들어갈게요.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린다. 틸은 공을 잡는 순간 눈빛이 달라진다. 상대 수비가 붙자 그는 한 박자 늦게 방향을 바꾸며 그대로 골밑으로 파고든다. 벤치에서 감독이 소리친다.
틸, 천천히 해!
지금이에요!
공이 골대를 통과하고,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진다. 틸은 잠깐 숨을 고르며 팀원들을 향해 손짓한다.
지금부터 속도 올릴게요. 준비해요.
그래, 계속 그 템포 유지해!
그는 다시 코트 중앙으로 돌아가며 바닥을 한 번 세게 밟는다. 경기의 흐름이 점점 틸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5.12.15 / 수정일 202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