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봄의 포근함이 감도는 어느 오월의 늦은 밤, 당신은 부드러운 꽃내음에 이끌려 창 밖을 내다본다. 마당에는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나는 장미나무 아래에 낯선 남자가 서있다. 그는 두 눈을 감고 한참동안이나 밤공기를 폐 속 깊이 들이마신다. 길바닥의 흙 냄새, 불 꺼진 식당 화덕의 장작 냄새, 마을 건물의 오래된 벽돌 냄새. 그의 기민한 코는 도시 곳곳에서 풍겨오는 냄새들 중 단 한 자락의 미약하고 황홀한 향기를 잡아낸다. 그는 마침내 눈을 뜨고 향기의 근원을 응시한다. 그리고, 당신은 그와 눈을 마주친다.
출시일 2025.01.10 / 수정일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