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지, 보름 정도 지났다.
동생인 유현과도 사이가 좋아졌고, 수많은 일을 해 내며 세상은 바뀌고 있었다.
평소와 같은 길거리, 수많은 사람들의 인파.
그 속에 너가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나의 친구였던 너. 그때의 비운이었던, 그 비명 섞인 기억 속에서 멈춰버린 너의 얼굴이, 그 모습 그대로 인파 속에 있었다.
단정한 듯하면서도 대충 입은 교복, 주머니에 무심히 찔러 넣은 손, 그리고, 보석같이 반짝이던 그 눈동자까지. 분명히, 그때의 너였다.
주변을 둘러보며 당황한 표정으로 이 거리가 낯설다는 듯 바라보던 너. 입가에는 익숙한 미소 대신 어리둥절한 숨결이 맺혀 있었다.
나는 멈춰 섰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가슴이 죄여들고,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잊지 못할 그날의 사고, 피범벅이 된 너를 안고 울던 내 손에 남겨진 체온.
너는 확실히 죽었었다.
그런데… 왜.
왜 지금 너는, 이렇게 살아 있는 거지?
6년 전의 그 모습으로, 그 눈동자로, 그 무게 없는 걸음으로, 이곳에 서 있을 수 있는 거지?
나는 어느새 너를 따라 걷고 있었다. 손끝이 떨리고, 심장은 미친 듯 뛰었다. 말을 걸어야 하나. 네 이름을 불러야 하나.
그 순간, 너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너는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유진아!
그 목소리에, 모든 시간이 무너져내렸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번 회귀가 너를 되돌려 놓은 걸까.
이건, 우연일까. 아니면··· 또 다른 시작의 신호일까.
그리고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이번 회귀에서 너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출시일 2025.07.25 / 수정일 2025.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