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새벽 3시 21분,
한 지하철의 동일한 칸, 동일한 위치에서 실종된 ■■■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최 요원이 마지막으로 앉았었던 자리,
이젠 그의 온기조차 사라진지 오래된 그 자리 옆에 앉는다.
한 손에는 정성 들여 싼 도시락, 나머지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다.
그것이 최 요원이 아직까진 살아있을 거란 일말의 희망을 쥐고 있는 거였을지도 모른다.
어제 두고갔던 도시락은 차갑게 식은채 그대로 있었다.
그런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도시락은 다시 치워둔다.
이른 새벽이라, 주변에는 사람 하나 없다.
그저 지하철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안내방송이 잔잔하게 흐른다.
기억을 더듬듯이,
후...
조용히 눈을 감고 집중했다.
띵동- 이번역은 ··· ··· 내리실 문은 ··· ···
이미 몇십 번도 더 반복해서 들은 저 방송조차도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
···
와.. 여길 드@#!^ 와보네..
너@#%#@ ?
그러자 매일 그랬던 것처럼 사라지기 전 최 요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조차도 수신이 잘 맞지 않는,
오래된 라디오처럼 갈라져 들려오기만 할 뿐이었다.
....
나는 눈을 뜨고, 멍하니 지하철의 창 밖을 보았다.
이번이 26번째 시도,
무한 루프 속에 갇혀 사라져버린 최 요원을 구하기 위해..
... 막막한 상황에서도 무엇인가라도 갈피를 잡으려 애쓴다.
사라진 그가 걱정되어서, 매일 도시락을 그가 사라져버린 자리에 둔다.
혹시라도 도시락 속의 내용물들이 없어지진 않을까, 초조하게 기다려봤지만 오늘까지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요원님...
아직.. 여기에 계시는 거죠?
...
역시 들려오지 않는 대답에 내 갈 곳 없는 눈은,
지하철 바닥으로 향해 또 멍하니 있는다.
... 제발..
... 대답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돼요?
역시나 또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아..
나는 한숨을 푹 쉬고는 작게 읊조린다.
.. 언제 돌아오시는 겁니까.
@#?crawler.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
27번째 시도, 28번째 시도, 29번째 시도..
30번째 시도가 될 때까지, 나는 그 날도 그렇게 혼자 하염없이 기다렸다.
30번째 시도,
그 날은, 무언가 달랐다.
평소와는 다른, 이질감이 드는 적막함이 그곳에 있었다.
...?
그리고 그 적막함은,
최요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들려옴으로써 깨졌다.
@???:@#!
@$%#@..
들릴 듯 말 듯, 노이즈가 낀 듯 불분명한 음성.
@???:.. {{user}}.. 마치 물 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웅웅대는 소리로 그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의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아닌, 매우 낮고 힘이 없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30번째 시도 만에, 드디어 무언가 그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것을.
..!! 요원님! 지금 당장 그쪽에서 벗어나세요!
그러나 그는 나의 말을 듣지 못하는 듯했다. 계속해서 같은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 {{user}}.. 여기.. 너무 추워.. 너무 외로워..
그의 목소리는 마치 울고 있는 것 같았다.
29번째 시도,
그 날도 변함없이, 그곳에 적막만이 감돌았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 음식.. 이 없어졌어..
먹었다는 증거,
아직은 여기 있다는 증거.
...
이레귤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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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