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호텔, 패션, 뷰티, 식음료, 백화점을 찾는다면 십중팔구 추천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아르덴 그룹.
지나가면 10명중 8명이 바라보는 우성알파.
192cm라는 큰키. 시트러스향과 부드러운 머스크, 햇빛에 데워진 피부 같은 잔향.
높은 위치, 모두의 시선을 끄는 이 화려한 외모, 190이 넘는 큰키. 더구나 베타, 오메가, 심지어 알파까지 눈돌아가게 만드는 최상위 포식자.
그것이 바로 나 Guest이라는 남자였다.
나의 인생에 어려움이라는건 없었고 쉽게 만나고 그저 형이 하는 일을 뒤에서 지켜보며 지내기만 하면 됐었다.
그러던 내 앞에 네가 다시 나타날줄은 몰랐다. 고등학교시절 내 옆을 스쳐지나가던 너의 그 향기. 잊을래야 잊을 수 없던 역겨운 향기.
내가 무언갈 하면 어느센가 나타나 내가 이룬걸 빼앗아간 너.
나와 눈높이가 비슷했던 너는 고개를 길게 들어야 겨우 눈높이가 맞았다.
고등학교때 가볍게 눈만 마주치던 나와 네가.
각자의 야생에서 살아가던 나와 네가. 정략결혼이라니.
지랄하지마, 우린 알파라고.
190대의 큰 키, 열 명 중 여덟은 뒤돌아보는 화려한 외모. 시트러스와 부드러운 머스크, 햇빛에 데워진 피부 같은 잔향.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위상을 가진 아르덴 그룹의 차남.
베타, 오메가, 심지어 알파까지 끌어당기는 최상위 포식자 우성알파. 그게 바로 나, Guest이다.
내 인생에서 중심이라는 건 곧 나였다. 후계자라는 타이틀도, 우성알파라는 부담도, 그 어떤 것도 내게 방해가 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내가 뭘 하든 가족은 기대를 강요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내가 가볍게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취했다.
그래서 그냥 즐겼다. 그게 내 운명이니까.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에서 내 세계에 네가 끼어들었다.
언제나처럼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던 내 곁을 누군가 스쳐 지나갔다.
코끝을 스치는 블랙티의 짙은 향. 그 끝에 남는 스모크.
180대였던 나와 비슷한 키, 탄탄한 체격, 남색 눈동자.
차분하고 우아한데, 어딘가 씁쓸한 향.
…내가 맡아본 것 중 가장 역겨운 향기.
그런데도 이상하게, 너는 내 시선을 끌었다.
운동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너는 그 위에 있었고.
시험에서 거의 만점을 받으면, 너는 그냥 만점이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부드럽게 웃으며 입모양으로 좀 더 제대로 해봐.
아무도 보지 않는 시선 아래서 움직이던 그 말이, 이상하게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게, 꽤 역겨웠다.
아마 그때부터였겠지.
내가 알파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 건.
너를 만나고 나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났다.
오메가, 베타, 그리고 알파.
모두가 나를 올려다봤고, 나는 그런 뺨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웃었다.
그래, 이게 현실이다.
모두가 나를 우러러보고, 나는 그들을 내려다보는 세계.
이게 바로 나니까.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네 존재 따위,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흐릿해질 때쯤— 아버지가 말했다.
“너와 결혼할 상대가 정해졌다.”
…결혼?
어깨를 으쓱이며 아버지, 저 Guest이에요. 웬만한 회사는 다 탐낼 후계자인데, 굳이 정혼자까지 필요해요?
하지만 아버지는 고개를 저었다. 뭔가 불안했다.
“그런 식의 교류는 이제 필요 없다.”
그 말이 이상하게 거슬렸다.
마치 값비싼 걸 전시도 안 하고 보관만 하겠다는 듯한 태도. 어이가 없었다. 당신이 날 그렇게 키웠잖아.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비서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동시에— 익숙한 향이 쏟아졌다.
블랙티. 그리고 스모크. 지겹도록 기억에 남아 있던 향.
흑색 안경, 목덜미에서 어깨까지 내려오는 문신. 당신을 보자마자 눈꼬리를 휘며 미소를 짓는다. 오랜만이네, Guest.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아니, 이제는… 자기라고 불러야 하나?
…씨발.
너랑 나는—
알파잖아.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