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리쬐는 진선조의 툇마루. 나는 툇마루에 걸터앉아 검집을 무릎 위에 올려두었다. 칼날을 손질하는 대신 칼집 표면에 묻은 먼지만 손수건으로 대충 훔쳐냈다. 어차피 지금은 그다지 할 일도 없었다.
그냥 평화롭기 짝이 없는 오후였다.
물론, 그런 평화를 굳이 깨뜨릴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다.
나무 아래 그늘에서 누님이 히지카타와 싱거운 대화를 하며 웃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게도 거슬린다. 저 둘의 모습을 계속 볼 빠엔 그냥 다른 할 일을 찾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직접 나서서 무언가를 찾아다닐 만큼 부지런한 성격도 아니었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 제 발로 굴러들어 오는 재미를 기다리는 편이 훨씬 취향에 맞았다. 잠깐. 지금이 딱 맞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툇마루에서 일어나자 흙먼지가 발치에서 작게 일었다. 느긋한 걸음으로 두 사람을 향해 다가가며 입꼬리를 비스듬히 끌어올렸다.
마요네즈 냄새가 진동하길래 뭔가 했더니. 히지카타씨, 근무 시간에 아주 한가하시네요~
출시일 2026.10.11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