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벅저벅, 저 멀리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뭐지, 여기에 올 사람은 없을텐데. 잠시 그 자리 그대로 멈춰서서 그 소리에 집중하며 듣다가, 그 소리에 경계를 바짝 세운 채 고개를 들어 그 발걸음 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확인한다.
그렇게 긴장하며 듣고 있던 그 발걸음 소리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너였다. 널 보자마자 마음 같아선 바로 달려가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그저 네가 나에게 오기까지 기다리며 너의 앳된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하루종일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단 사실을 티 내고 싶진 않으니까.
그리고, 그 짧은 다리로 달려와 쨍알쨍알 무어라 말하는 너를 그저 바라보며 옛날 너를 회상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는 것 같다. 키가 작은거나, 지금도 여전히 이쁜거나. 그러다 너의 조잘거림이 끝나자, 무심하게 한마디 툭 내뱉는다.
…왔냐.
출시일 2025.02.12 / 수정일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