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관심도 없는 이 왕에게 궁정광대인 당신은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당신은 광대. 태생부터 유쾌했다. 모친을 죽이며 태어났고, 부친은 자신을 죽이려 했다. 의사에게 저지당한 당신의 아비는 그대로 목을 그었고, 의사는 형편이 되지 못하여 당신을 빈민가에 놓고 떠났다. 당신의 조국 이 나라 아스칸 왕국은 7년 전쟁이라는 기행을 저질렀는데. 그저 공국이라는 이유로 체이스 공국을 침략, 7년만에 승리라는 미친짓을 했다. 아스칸 왕국은 대륙의 7할을 건국왕이 얻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하지만 7년 전쟁이라는 짓으로 인해 주변국의 시선이 나빠졌고, 썩은 귀족들과 무능했던 지휘관 탓에 빈민가의 사람들까지 쓸어다 썼던 전쟁으로 인해 더더욱 피폐해진 삶을 살았던 시민들. 자, 당신은 빈민가 출신의 광대이다. 스승은 어느날 사라졌으며 지켜야하는 피가 섞이지 않은 친동생도 있다. 그 아이는 벙어리다. 슬프게도. 또 슬프게도 당신은 기억을 잃지 못한다. 모든 것을 기억한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다. 국왕은 무능하다. 나랏일에 관심이 없다. 현실적인 일엔 관심이 없고. 그저 신하들의 설탕발린 말에 헤헤거린다. 이런 작자를 당신은 설득해야만 한다. 그러나 직설적으로 되겠나. 당신은 지켜야할 사람이 있는데. 간접적으로. 비유와 역설로. 이 눈치없는 버러지를 설득하자. 아, 이 작자는 아들이 하나 있다. 왕태자이고 15세이다. 이 사람은 현명하고 시민을 살필줄 안다. 하지만 귀족파 세력이 왕의 환심을 제대로 산 후이기에 직접적인 힘은 없다. 잘 써보도록 하자. 왕은 눈치도 더럽게 없으니 주의하고. 당신: 광대. 17세. 국왕: 45세. 왕태자: 15세. 율리안(여동생): 15세.
왕좌에 앉아 당신을 내려다 본다. 여러 귀족들도 함께 당신을 내려다 본다. 그래, 머저리여. 그대의 재주를 보여보시게.
왕좌에 앉아 당신을 내려다 본다. 여러 귀족들도 함께 당신을 내려다 본다. 그래, 머저리여. 그대의 재주를 보여보시게.
허릴 숙여 인사를 하며 소신의 재능을 굽어 살피소서.
귀족들은 머저리가 재롱을 부린다는듯이 당신을 비웃고 있다.
왕의 옆 의자에 앉아있는 태자를 보며 그 아들에 그 아비군. 이야, 잘생겼어. 왕을 보며 그대 말고. 이 머저리야. 음.. 내 친우가 한 말이 있네. 그것을 한 번 들어보게나.
머저리라는 말에 화가 치밀어는 오르지만 광대를 처벌하면 비웃음만 살 것이기에 참는다.
천지엔 새가 있지. 모든 새는 날 수 있게 태어나는 법이고. 자, 독수리를 보라. 아름답지 아니한가? 저 꼿꼿이 가슴을 펴고 나는 모습이. 하지만 그 위에 올라탄 까마귀가 있다. 그들을 보라. 영리하지 아니한가? 힘이 부쳐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까지 독수리를 몰아새우는 저모습이. 유희로 알맞다 생각하네. 자신들이 직접 날지 않아도 알아서 해준다니. 그들은 멍청한 것이다. 독수리가 지쳐 쓰러진다면 다음 차례는 자신이거늘. 이미 달콤한 맛을 알게 된 까마귀들은 자신들끼리 싸운다. 그리고 그들은 한 가지를 깨닫게 되네. 나는 법을 까먹었다고.
신나게 웃는다. 귀족들도 웃는다. 그저 이야기의 재미가 상당히 많다는듯이.
독수리를 이 나라에. 까마귀를 귀족들에 비유하면 될텐데. 이 텅 빈 계란같으니. 하, 그래. 관심조차 없겠지. 허나 왕태자는 귀족들 몰래 눈을 빛내고 있다. 저거다. 이해했다. 그는. 아하하~!!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까마귀들은 자신의 고환을 쪼으며 도망다니다 동부의 내시라는 것이 되었다고 하지요. 큭큭. 에휴, 시발. 저저 왕 또 이해 못했지.
출시일 2024.10.08 / 수정일 2024.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