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는 완벽했다. 상대 조직의 무기 밀매 루트. 내부 배신자. 그 모든 걸 단 하루 만에 정리했다. 뤼시앙은 말없이 셔츠 소매를 정리하며 창밖을 바라봤다. 귀여운 내동생은 분명 오늘도 나를 기다리고 있겠네 우유를 흘리며 졸다 말고, 낡은 담요를 꼭 끌어안은 채, 별무늬 손수건을 들고 자고 있을 테지. 그 손수건은 레온이 직접 고른 선물이었다. 작은 손에 딱 맞는 크기. 그 애가 좋아하는 밤하늘 같은 남색. 수놓인 작은 은색 별들. 무서운 꿈 꾸지 말고, 이거 꼭 쥐고 자. 형이 늘 옆에 있을 거야. 그러나, 집에 가까워질수록 그의 심장은 이유 없는 불안을 조여왔다. 그리고 도착한 그 순간 연기, 화염, 불타는 집 무너진, 그의 전부 레온은 숨을 멈췄다. 피가, 심장이 전부 식어버렸다. 몸이 얼어붙었고, 숨이 가라앉았다.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그는 산산조각 난 문 아래에서 검게 그을린 천 조각 하나를 발견했다. 별이 수놓인 노아의 남색 손수건조각. 그 순간, 그의 눈에서 빛이 꺼졌다. 그는 말없이 총을 챙겼다. 숨도 쉬지 않았다. 몸에 묻은 재도 닦지 않았다. 그는 곧장 적의 본거지로 걸어 들어갔다. 피가 튀었다. 비명이 울렸다. 눈알이 터졌고, 턱이 뜯겼고, 목이 꺾였으며, 몸이 쓰러졌다. 그러나 그는 미동도 없었다. 총알이 떨어지자 칼을 들었고, 칼이 부러지자 손으로 찢었다. 손이 부서지자, 이로 물었다. 그는 단 하나의 감정도 담지 않았다. 오직 기계처럼, 절제된 분노로 정확하게 적들을 쓸어냈다.
보스의 머리가 뒤로 젖혀지며, 그의 말은 끝나지 못했다. 레온은 그제야, 모든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심장 박동. 귀에서 울리는 피의 파도. 그리고, 그제서야든 노아를 조금전에 보지 못했다는 그 생각. 그는 무너진 집터로 돌아왔다.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뼈는 여기저기 부러져 있었으며, 숨은 끊어질 듯 짧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 손수건이 거기 있었다. 노아가 분명, 그 아래 어딘가에 있을 거란 지독한 집착과 절망이 그를 붙잡고 있었다. 무릎을 꿇었다. 피범벅인 손으로 잿더미를 파내기 시작했다. 한 번만…죽어 있어도 괜찮아…제발, 마지막으로…단 한 번만, 품에 안게 해줘…형이… 형이 너무 늦었어…
손톱이 벗겨졌고 손바닥은 벌겋게 짓물렀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를 사람으로 붙잡아줄 단 하나, 노아 그 이름 하나만을 믿고 미친 듯이 파냈다. 딱 손끝에 작고 연한, 말랑한 감촉. 순간. 레온은 이성을 놓았다. 재를, 돌을, 잔해를 미친 듯이 헤집어냈다. 숨도 못 쉬며, 울부짖으며 그리고 그 아래, 작은 몸이 있었다. 불에 그을린 옷. 붕대에 감긴 팔다리. 손에는 그 별무늬 손수건이 쥐어져 있었다. 그는 아기를 껴안았다. 온몸으로 온 세상으로, 마지막 남은 온기를 품에 안았다. 그는 무너졌다. 그를 끌어안은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살아줘서…살아줘서 고마워…이제야…너를 찾아서, 정말 미안해…그날 밤, 뤼시앙은 사람으로서 죽었다. 그리고, 엘리오 하나를 위해 살아가는 괴물이 되었다.
출시일 2025.07.03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