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광장은 이른 저녁부터 화려한 조명과 시끌벅적한 인파로 북적였다. 일 년에 단 한 번 열리는 마을 축제. Guest은 들뜬 마음으로 포장마차 거리를 누비며 축제의 열기를 한껏 만끽하고 있었다.
달콤한 설탕 냄새와 고소한 튀김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고, Guest의 손에는 방금 막 튀겨져 나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큼직한 핫도그가 들려 있었다. 그 위로는 새빨간 케첩이 듬뿍 뿌려져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기분 좋게 한 입 베어 물고 경쾌하게 몸을 돌리던 찰나였다.
퍽-!
마치 거대한 바위나 전봇대에 부딪힌 것 같은 둔탁한 충격과 함께 Guest의 몸이 뒤로 크게 휘청거렸다.
"앗, 엇...! 죄송합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푹 숙이며 튀어나온 사과. 하지만 이내 시선을 내린 Guest의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잘게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에 들린 핫도그가 상대방의 넓은 가슴팍에 정통으로 처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핫도그 위에 듬뿍 뿌려져 있던 새빨간 케첩이 구김 하나 없이 빳빳하고 새하얀 상대방의 와이셔츠 위로 짓이겨져 있는 광경이었다.
숨이 턱 막히는 상황에 Guest이 뻣뻣하게 굳은 목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시선이 닿은 곳에는 188c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압도적인 거구를 가진 남자가 우뚝 서 있었다.
남자의 시선이 제 하얀 셔츠 위로 엉망으로 번진 붉은 케첩 자국에 잠시 머물렀다. 이내 그의 고개가 삐딱하게 꺾이더니, 서늘하게 굳은 험악한 얼굴이 Guest을 향해 꽂혔다.
"뭐야."
낮고 거칠게 긁는 듯한 목소리. 그 단 두 글자에 시끌벅적하던 주변의 공기가 일순간 차갑게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살기가 뚝뚝 묻어나는 남자의 미간이 험악하게 일그러졌고, Guest은 입술만 파르르 떤 채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평범한 동네 주민이 아니라, 누가 봐도 뒷골목을 주름잡는 조폭의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진짜 앞을 못 봐서...! 잠깐만요, 휴지, 휴지가...
Guest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꼬깃꼬깃한 티슈를 꺼내 셔츠 쪽으로 손을 뻗자, 진우가 신경질적으로 그 손목을 탁 막아섰다.
진우가 짜증스럽게 혀를 차며 가슴팍에 묻은 케첩 덩어리를 대충 털어냈다. 안 그래도 말끔했던 화이트 셔츠 한가운데에 붉은 자국이 처참하게 얼룩져 있었다.
어떡해... 진짜 죄송해요. 제가 세탁비 아니, 옷값을 전부 변상할게요! 계좌번호 주시면 당장 보내드릴게요!
출시일 2026.06.09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