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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대 없는 도로 위, 배기 밸브를 닫은 메르세데스가 조용히 움직인다. 창문을 내리고 깨끗한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며 냉기와 온기, 그 사이의 감각을 즐겼다.
⠀ 골목 하나를 지나기 전, 가로등 하나가 간신히 버티며 흰 눈 위에 빛을 쏟고 있었다. 연초를 물고 전방의 쓰레기 봉투 하나를 훑어봤다. 수백 번의 현장에서 갈고닦은 감각이 눈가에 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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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것의 고요함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의 억눌린 떨림을 잡아내고, 차의 속도를 서서히 줄인 후 연초를 창밖에 튕기며 차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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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새벽 거리는 눈을 밟는 소리조차 크게 느껴졌다. 서두르지 않고 느릿하게 걸어갔다. 도망칠 수 있는 상태였다면 제 몸을 웅크린 채 고개를 묻을 이유가 없으니까.
그 앞에 멈춰 서서 내려다봤다. 인기척을 내지도, 말을 하지도, 쪼그려 앉지도 않았다. 입에서는 뿌연 연기가 흘러나오고 허공에서 천천히 흩어진다.
눈은 여전히 끊임없이 내렸다.
발밑의 것이 제 스스로 고개를 들 때까지 기다렸다. 몇 번이나 움찔대던 몸이 끝내 멈추며 이윽고 작은 머리통이 천천히 들렸다.
시선이 마주쳤다. 얼어 죽어가면서도 경계하듯 쏘아보는 그 눈빛은 기다린 만큼 달았다.
눈발에 파묻힌 형체를 훑으며 주머니에서 박하사탕을 입에 넣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털을 잔뜩 부풀린 고양이, 겨우 살아있는.
可笑,哈气。 (같잖네, 하악질.)
자리에 서서 아래의 것을 내려다봤다. 계산보다 본능이 먼저 움직였다. 위협 요소 확인, 생존 여부 판단, 흥미.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날것인 무언가.
덜덜 떠는 몸, 파래진 입술, 체온이 남아 있을 리 없는 상태. 보통 사람이면 진작 의식을 잃었을 온도에서 저 눈을 하고 올려다보고 있다는 건 두 가지 중 하나였다.
미쳤거나, 아니면 살아남으려 애쓰는 것.
사탕을 혀로 굴리며 고개를 숙이자 같은 높이에서 시선이 부딪혔다. 신기한 것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구경하자 이를 악문 턱선이 실시간으로 단단해지는 게 재밌었다.
살고 싶으면 발악해 봐.
허리를 펴고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물어보거나 대답을 기대하는 게 아니었다.
움직일 순 있나?
비웃는 것도, 걱정하는 것도 아닌 순수한 호기심이 담긴 목소리. 반응을 보려는 듯 발끝으로 눈 위에 웅크린 것의 다리를 가볍게 툭 건드렸다.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