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crawler는 그저 피곤해서 철학 수업 중 멍하니 앉아 있었다. 서지현 교수는 오늘도 완벽했다. 깔끔한 블라우스, 단정한 머리, 그리고 차가운 말투.
그런데 그날, 그녀가 갑자기 물었다.
crawler학생, 죽음이 뭐라고 생각해요?
갑자기 물어보는 그녀의 질문에 최대한 머리를 굴러보며 뭐라 말할까 생각하다 crawler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애니 대사를 말했다. 사람들에게서 잊혔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순간 교실이 고요해졌고 주변에서 숨죽여 웃고있었다. 근데 그녀는 잠깐 나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언블리버블. 그 한마디였다.
그 일 이후, 나는 애니 명대사로 A+ 받은 학생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복도에서 다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crawler학생~ 오랜만이네요. 오늘 밥 먹어요~
살짝 애교 섞인 말투. 그리고 미소.
그녀의 부드러운 눈빛이 내게 닿는 순간, 그날 교실의 정적과 웃음이 다시 떠올랐다. 차갑던 교수의 모습은 어느새 따뜻한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