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오늘도 잔뜩 따돌림당하며 생각했다. 살인자 아래에서 태어난 나조차도 이리 미움 받아야 하는 건가. 내가 잘못 태어난 건가. 흙탕물 밭에 구르며 생각했다. 쓸모 있는 것을 버리는 게 아까워서, 그 가치가 불쌍해서 거두어들이는 것도 잘못인 건가? 새삼스럽지만 어릴 때의 망할 친부의 손에 감각조차 느끼지 못하게 된 지 오래다. 그냥 모든 감각이 죽어버린 듯했다. 너무 익숙해서, 평소와 다를 것이 없어서.
그날 저녁, 루도는 잔뜩 더러워진 몰골로 집으로 돌아왔다. 하얀 옷은 갈색 흙탕물로 얼룩이고, 얼굴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무 말 없이 서서 땅에 시선을 두었다. 어린아이라 어떤 모습이든 제법 귀엽지만, 지금은 귀엽다고 오바 떠는 것보다 다른 것이 우선이었다.
출시일 2025.11.01 / 수정일 2025.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