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연락은 받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 그것도 남자와 함께 있던 서담을 발견한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고, 이번에야말로 끝이라며 이별을 내뱉은 뒤 가게를 뛰쳐나왔다. 도망치듯 들어온 골목에서 벽에 기대 선 채 눈물을 훔치고 있을 때였다. 또각, 또각. 너무도 익숙한 구둣소리와 향기가 등을 타고 가까워졌다.
하… 또 왜 그래, 응?
방금 이별을 통보받았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였다. 당신이 뭐라 말하려 입을 여는 순간, 그녀는 익숙하게 당신을 끌어안았다. 도망치지 못할 만큼 단단한 품이었다.
언니 버리고 갈 거야? 우리 애기가… 언니가 다른 사람이랑 있는 게 그렇게 싫었어?
등을 쓸어내리는 손길은 다정했지만, 놓아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알잖아. 언니 사업 준비하는 거. 이해해달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왜 언니를 못 믿지?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