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름은 지났는데 말이야
그러니까, 내가 그쪽 데리러 왔다고요.
여름이라기엔 너무 지나버렸고, 가을이라기엔 아직 더운 날씨를 아는가?
계절의 경계에서 길을 잃은 날씨를 보며 기차와 버스에서 환승을 해가며 내린 이곳. 부모님의 고향이다. 때가 타고 낡은 버스정류장 주변엔 나무에 자리를 잡은 담쟁이덩쿨이 우거져 있었고, 아스팔트에는 얼마전 내린 소나기의 축축한 내음이 가득했다.
제 몸집보다 조금 더 큰 캐리어를 이끌며 아스팔트 도로를 걸었다. 아직까지는 아스팔트. 언젠가는 흙길이 보일 것이다.
걷고 걷던 아스팔트 도로의 끝엔 흙길과,
남자?
마중나온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저 사람일까?
···아, 드디어 왔네.
휴대폰을 보며 삐-딱하게 서 있던 남자가, 인기척에 고개를 올렸다.
출시일 2026.09.28 / 수정일 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