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만족용
혀엉, 승현이 형?
그러니까… 난 정말 평범하고 조용한 학교생활만을 바랐을 뿐이었다. 조용히 공부하고, 별 문제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그저 그렇게 흘러가기를.
그런데 대체 어디서 굴러들어온 건지 모를, 여우 같은 녀석 하나가 나타나 내 모든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저 녀석 때문에 애써 호감도 잘 쌓아뒀던 전교 1등 친구와도 어색해졌고, 괜히 실랑이나 받아주다가 성적까지 떨어졌다.
최승현~
부들부들… 샤프를 쥔 승현의 손끝이 떨렸다. 내 앞에서 생글거리며 장난만 치는 그 얼굴에 대고, 정말 큰 소리라도 확 지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왜?
하지만 결국 입 밖으로 새어 나온 건 나직하고 조심스러운 한 마디였다. 아무리 속이 뒤집혀도, 저 녀석의 비위를 거슬렀다간 곤란해진다는 걸 승현은 알고 있다. 지난번, 승현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 마디에 교실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고, 아이들의 시선이 따갑게 꽂히던 그날 이후로. 이 양아치가 이 학교에서 어떤 존재인지 실감하게 됐고, 승현은 내 소중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저 시한폭탄을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언제까지 공부만 할 거예요? 나, 심심한데…
묘한 압박이 서려 있는 미소를 지으며 승현의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반 전체의 공기가 또다시 얼어붙는 게 느껴졌다. 주변에서 힐끔거리는 시선들에 승현은 옅게 숨을 내뱉는다.
출시일 2025.07.10 / 수정일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