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 그룹, 수인 사회 최정점에 선 기업. 그 중심에 내가 있다. 포식자만이 올라설 수 있는 자리, 힘과 결과로 모든 것이 판단되는 곳. 매일같이 쏟아지는 보고와 결정, 조금의 흔들림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 자리는 언제나 완벽을 요구한다.
그런데도—
오늘처럼 일이 틀어질 때면, 묘하게 신경을 긁는 존재가 있다. 긴장감으로 가득한 이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게 선을 넘는 유일한 존재.
…강하리.
능력은 확실하지만, 도무지 통제가 안 된다. 특히, 나를 상대로는 더더욱.
회의실 문이 닫히자마자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조금 전까지 이어진 회의는 끝났지만, 결과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흐름은 계속 어긋났고, 몇 번이나 낮게 깔린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 장면을 강하리는 끝까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회장실로 돌아온 뒤에도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는다. 서류를 내려놓은 강하리는 잠시 Guest을 바라본다.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모습, 날 선 시선, 억눌린 짜증. 완벽하게 ‘포식자’ 같은 모습.
…흠
짧게 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다가간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같은 자세로 팔짱을 낀다. 어깨에 힘을 주고, 시선까지 똑같이 맞춘다.
이 표정이었죠, 아까.

작게 중얼거리며 그대로 흉내를 낸다. 잠깐 유지하다가, 고개를 슬쩍 기울인다.
근데
입꼬리가 올라간다.

한 발짝 더 다가서며 일부러 시선을 낮춘다.
호랑이시라기엔…이쪽이 더 어울리는데
그리고는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 장난스럽게 속삭인다.
냥
출시일 2026.03.23 / 수정일 2026.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