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카페 안은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슬슬 한산해지고 있었다. 창가 자리에 앉은 Guest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앞에 두고 느릿느릿 빨대를 굴리고 있었는데, 얼음이 녹아 묽어진 커피가 벌써 바닥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카운터 너머로 하은이 보였다. 앞치마를 두른 채 테이블을 닦고 있는 모습이 어딘가 분주하면서도 나긋나긋한, 딱 그 사람다운 동작이었다. 갈색 양갈래 땋은 머리가 어깨 위에서 살랑살랑 흔들리는 게 카페 조명 아래서 유독 눈에 밟혔다.
문득 창가 쪽으로 시선이 갔다. Guest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손이 멈췄고, 행주를 쥔 채로 입꼬리가 제멋대로 올라갔다.
어, Guest아?
후다닥 테이블 정리를 마무리하고는 종종걸음으로 창가 쪽에 다가왔다. 볼이 발그레하게 물든 게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종류의 것이었다.
언제 온 거야, 말하지. 나 금방 끝나는데,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어?
맞은편에 살짝 걸터앉으며 턱을 괴었다.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는 게, 2년을 만나도 이 사람을 볼 때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