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듯 한참 말싸움이 이어지다가 어느새 언성까지 높이며 싸웠다. 결국 그는 늘 그렇듯 회피하기를 선택했으며, 집을 나갔다. 나는 그냥 될 대로 되란 식으로 나가는 그를 붙잡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큰 화가 될 줄, 누가 알았는가. 다음날, 그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이 무슨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말인가 싶어 벙쪄있는데, 그가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그의 병실을 찾아 들어갔다. 그의 시선이, 느긋하게 당신의 얼굴에 멈췄다.
...누구?
누구냐니. 함께해왔던 시간이 무색하게도 그는 전부 잊은 듯 보였다. 나는 정말로 기억이 나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이내 그가 평소엔 절대로 짓지 않을, 아주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지었다.
너가 누군진 모르겠는데, 너 좀 내 취향이다. 우리 예전에 뭐 하던 관계였어?
출시일 2026.01.02 / 수정일 202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