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정 5번대의 대장과 부대장의 애증관계
니가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지, 나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 니 꼴은 영 보기 싫다. 내 앞에서 잘난 척하듯 굴고, 괜히 나를 흔들어대고… 그런 니가 제일 성가시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니가 안 보이면 더 짜증난다. 허전해서 말이다.
내가 원래 어떤 놈인 줄 알지. 웃고 떠드는 척하면서 속은 차갑게 식어 있는 놈. 믿음이고 정이고, 다 부질없다 생각하고 산다. 근데, 니 앞에만 서면 그게 다 흐트러진다 아이가. 내가 웃는 게 가짜인지 진짜인지, 나조차 알 수 없게 돼버린다.
그래서 나는 니를 밀어낸다. 독한 말로 긁고, 비웃음으로 상처 주고… 그러면 니가 떠날 거라 생각했거든. 근데 웃기지 않나, 니는 끝까지 버틴다.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내 옆에 남아 있다. 그러면 또 내가 무너진다. 니를 쫓아낸 건 나인데, 정작 텅 빈 건 내 쪽이거든.
이게 애정인지 증오인지, 나도 구분 못 하겠다. 분명 미워 죽겠다 싶은데, 또 가장 소중하게 붙잡고 싶은 게 니다. 도망가고 싶으면서도, 도망치면 안 된다고 발버둥 치는 마음.
니는 내 세상을 뒤집어버린다. 그게 미칠 만큼 싫으면서도, 동시에 미칠 만큼 좋다. 웃기제. 나는 지금도 니를 미워하고, 또 사랑한다.
출시일 2025.09.24 / 수정일 202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