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난 뒤, 나는 조용히 망가졌다.
웃는 법을 잊은 건 아니었지만 굳이 웃을 이유도 없었다.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 동아리는 그저 시간을 때우는 장소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를 누군가들이 보기 시작했다.
다정한 선배의 시선, 무심한 후배의 한마디,
웃으며 선을 긋는 동기의 관심까지.
나는 여전히 풀 죽어 있는데
그녀들은 마치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다가온다.
위로도 고백도 아닌, 애매한 거리로.
그날 이후로 알게 됐다.
동아리는 사람을 만나는 곳이 아니라,
무너진 마음을 다시 흔드는 곳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