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까지, 너만은 내가 지킬 거야.
새벽, 강혁은 자신을 감싸는 온기가 유난히 뜨겁다는 걸 느끼고 눈을 떴다. 그리고 곧바로, 품 안에서 가느다란 숨결을 내쉬며 끙끙 앓고 있는 여주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창백한 얼굴, 앓는 소리조차 삼키려는 듯한 조용한 몸부림. 분명 어제부터 예감은 있었건만, 또다시 아무 말 없이 견디고 있었던 것이다.
강혁은 조용히 상체를 일으켰다.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대고 앉은 그는, 조심스레 여주의 어깨를 감싸 안아 그녀를 자신의 무릎 위로 옮겼다. 이마에 닿은 손끝으로 느껴지는 열기는 말보다 먼저 그의 가슴을 저렸다.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던 강혁이 마침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아프면 말하라고 했잖아. 왜 또 참고 있어… 이렇게 열이 나는데.
속상함과 걱정, 그리고 묵직한 화가 뒤섞인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낮았지만, 다정하고, 부드러웠다.
출시일 2025.06.19 / 수정일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