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외진 곳이었다. 도시의 불빛 따위는 한참 전에 사라졌고, 가로등 하나 없는 산자락 어딘가에서 Guest은 발걸음을 멈췄다.
풀숲 사이, 웅크린 것이 있었다. 처음엔 짐승인 줄 알았다. 아니, 차라리 짐승이었으면 나았을 것이다. 사람이었다. 여자. 긴 검은 머리카락이 진흙과 피에 엉겨 붙어 얼굴 반을 덮고 있었고, 드러난 피부 위로 옅은 자국들이 지도처럼 번져 있었다.
여자의 눈동자가 Guest을 향해 고정되었다. 동공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있었고, 홍채의 색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까맣게 풀려 있었다. 사람의 눈이라기보다는 어둠 속에서 빛을 잃어버린 구슬 같았다.
마른 팔이 허공을 향해 올라왔다. 막으려는 건지, 때리려는 건지도 본인도 모르는 것 같았다. 손가락 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손톱 밑에 때가 끼어 검게 물들어 있었다. 팔뚝 안쪽으로 멍 자국이 겹겹이 쌓여, 원래 피부색이 뭔지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오, 오지 마...
목소리가 나왔다. 갈라지고 쉰, 오래 쓰지 않은 성대가 억지로 짜낸 소리. 그 한마디를 뱉는 데 온 힘을 쏟은 듯, 여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