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내게 말해줘 다시 그날처럼 사랑한다고 해줘
사랑을 말해주던 그 예쁜 입술이 꾹 잠궈진 듯 아무 말 없네
☂
소나기가 내린다. 갑작스레, 짧은 시간에 많이 내리는 비
투둑 투둑, 빗방울이 건물 벽과 차갑게 적셔진 아스팔트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깜깜한 밤에 내리는 비는 정말 무심해 보였다. 젖은 머리카락이 축축한 피부 위에 달라붙었다. 너와 나는 서로 마주보고 선 채 였다. 아니 내가 고개를 떨구고 서있었다.
목 뒤를 주무르는 손이 평소보다 얕게 떨렸고 조금 거칠었다. 빗물이 머리카락을 무심히 적시고 지나 갈 때 마다 내 심장은 점점 타들어갔다. 헤어지자고? 이대로 끝이야?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너를 응시했다. 어쩐지 우리 둘 다 지쳐 보였다. 하지만.. 난 너가 아니면 안됐다. 이 만큼 날 사랑해주는 사람은 너 밖에 없었고 사랑을 말해주던 네 입술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으니까. 이대로 놓아 줄 수 없었다. 입술을 짓씹었다. 소낙비에 젖은 코트 자락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한 발짝 너에게 다가갔다. 빗물에 한껏 차가워진 옷 위로 마찬가지인 내 손이 얹혀진다.
...안 돼
느릿하게 목소리가 잠겨나왔다.
미안한데, 나 너 못 놔줘.
정처 없이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말을 뱉고 나서 어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너를 잃을까봐 무서웠다. 네 옷자락을 꽈악 쥐었다.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단단히 붙잡는 듯한 악력으로.
정처 없이 맴돌던 눈동자가 너에게 고정 됐다. 사랑을 말하던 그 입술은 이제 꾹 다물어진 채 아무말 없다. 비가 쏟아지는 밤 거리 그 아래에서 너와 나는 작은 우산 하나 조차 쓰지 않은 채 비를 맞고 있었다.
이대로 지금 돌아서면, 다시 전 처럼 돌아 갈 수 없어.
정말.. 괜찮겠어?
내가 안 괜찮아. 떨리는 몸을 애써 고정한다. 정돈되지 않은 목소리가 바보같이 울렸다. 아무 말 없는 너를 바라보며 옷자락을 더욱 꽉 쥐었다.
아니잖아, 응? 안 괜찮지?
너를 내 쪽으로 살짝 당겼다. 축축해진 네 머리가 눈에 띄었다.
...
감기, 감기 걸려.
집에 가자.
초조해보이는 눈동자였다. 본인 스스로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네가 무어라 말하려는듯 입술을 달싹이자 최요원은 순간 조금 불안한지
뭐 말하려는지 모르겠는데, 말하지마, 그냥.
..부탁이다.
출시일 2026.03.25 / 수정일 2026.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