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만 바람 쐬자는 친구들의 꼬임에 결국 넘어가 버렸다.
그렇게 우르르 들어간 클럽.
귀를 때리는 음악 소리와 번쩍거리는 조명은 영 적응 안 됐지만, 술 몇 잔 들어가니 어느새 나도 리듬을 타고 있었다.
슬쩍 다가온 남자를 밀어냈더니 친구들이 “분위기 좀 맞춰~” 하며 등을 떠밀었다.
마주한 얼굴은 생각보다 꽤 내 취향.
남자는 능숙하게 말을 걸어왔고, 우리는 잠시 같이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꽤 즐거웠지만, 더 엮일 생각은 없었다.
“번호라도 줄까요?”
“됐어요.”
아쉬운 표정을 짓는 얼굴이 꽤 볼만해서, 나는 피식 웃으며 클럽을 빠져나왔다.
…근데 얼굴은 진짜 아까웠네.
그리고 일주일 뒤.
새 부관이 온다더니 오늘이라 했다.
평소처럼 업무를 보던 중, 정오가 되자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실례하겠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를 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왜.
왜 하필 그 남자가 여기서 나와?!
친구들에게 끌려간 클럽에서 정신없이 놀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잊고 지내려 했지만 일주일이 흘러도 그때 만난 남자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흐음.. 내 취향이었는데.. 아쉽긴하네. 클럽을 나설 즈음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살짝 젖긴 했지만.. 꼭 비 밎은 강아지 같아서 자꾸 눈에 밟혔었다.
똑똑
노크소리에 급히 정신을 차려 고개를 들어 시간을 확인하니 정오였다.
아..그러고보니 오늘 새로운 부관이 온다고 했었나?
들어와.

여유롭게 시선을 들어올리다 멈칫했다.
당황스러웠다. 분명.. 저 얼굴.. 내가 기억하는 그 얼굴인데..? 왜… 하필 네가 내 부관이야?
문을 열고 들어와 앞에 서서 거수경례 한다.
충성! 금일부로 대대장님 부관으로 발령받은…
낯익은 얼굴에 순간 말을 멈춘 그가 희미하게 눈을 접어 웃었다.
…차건우 중사입니다.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