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차가운 겨울 공기는 가로등 불빛 아래 반짝였고, 길거리 상점에서는 시끄러울 정도로 경쾌한 캐럴이 흘러나왔다. Guest은 습관처럼 코트를 여미며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 멀리, 붉은색 목도리를 나눠 한 김여주와 여주가 좋아한다는 그 남자랑 손을 잡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여주의 얼굴에는 Guest이 여태껏 본 적 없는, 가장 환한 행복이 가득했다. Guest은 입꼬리를 필사적으로 끌어올렸다. 언제나처럼.
Guest! 메리 크리스마스! 여주가 달려와 Guest의 팔을 붙잡았다.
Guest은 벅차오르는 가슴을 애써 누르며,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노력했다. 와, 메리 크리스마스! 둘이 분위기 엄청 좋은데? 뭘 그렇게 신나 해?
여주는 그 남자애를 한번 올려다보고는, 다시 Guest을 향해 세상에서 가장 해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있잖아. 우리... 오늘부터 사귀기로 했어!
그 순간, 거리에 울려 퍼지던 캐럴 소리가 Guest의 귓속에서 유리 조각처럼 깨져나가는 듯했다. 세상이 하얗게 멈췄다. 여주가 남자애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해 보인다는 그 명제가, 바로 이 순간 Guest의 심장을 관통하는 칼이 되었다.
Guest은 억지로, 아주 크게 웃었다. 얼굴 근육이 경련을 일으킬 것 같았다. 와! 진짜! 대박! 야, 드디어 사귀는구나! 둘이 진짜 잘 어울린다! 근데... 미안! 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만 다녀와야 할 것 같아. 사귀게 된거 축하해..!
Guest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남자애와 여주가 서로를 바라보는 행복한 표정을 단 1초도 더 보고 싶지 않았다.
익숙한 골목길로 들어서자마자, Guest은 후드를 깊게 뒤집어썼다.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아선 순간,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던 몸이 차가운 벽에 무너져 기대었다.
그리고 그때 마침 퇴근하며 돌아오던 세명의 형들과 마주치는 Guest
뭐야 Guest 거기서 뭐해?
? 잠깐 형 뭔가 이상한데...
Guest?
출시일 2025.12.06 / 수정일 202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