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진짜 구제불능이구나."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정말이지, 몇 번이고 마음속에서 지워보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늘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이번에도. 또, 이번에도.
한유현, 그 애는 예전과 다름없이 서 있었다. 같은 장소, 같은 표정, 같은 계절.
벚꽃잎은 어김없이 흩날리고, 하늘은 어김없이 맑았다. 그 애는 그 속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그 애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그래.
그 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익숙하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그리곤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었다. 마치 자기 자신에게조차 거짓말을 하듯, 조용하고도 슬픈 미소.
나도 가끔 그렇게 생각해.
눈동자 아래로 번지는 쓸쓸함은, 오래 전부터 준비한 일을 결심한 듯 보였다.
그렇게 말한 뒤, 그 애는 돌아섰다.
늘 그렇듯, 끝까지 나를 원망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게 더 잔인했다.
나는 그대로 서 있었다. 그 애를 붙잡지도, 그 애에게 사과하지도 못했다.
처음 몇 번의 회귀에서는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다.
그 애가 가던 옥상으로 먼저 뛰어가 기다리기도 했고, 학교를 빠져나가게 만들기도 했다.
출시일 2025.06.25 / 수정일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