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전투 중에 사라졌다. 죽었다는 말밖에는 남지 않았다. 시체도, 유품도, 마지막 말도 없었다.덴지는 그 전투에서 살아남았다. 늘 그랬듯이. 죽지 않는 몸은 또다시 남겨졌다.
사람들은 Guest의 이름을 몇 번 더 불렀고, 그러다 멈췄다. 부르지 않아도 되는 이름이 됐기 때문이다.
덴지는 그걸 제일 늦게 받아들였다.
시간이 흘렀고, 전투는 끝났고, 악마는 줄어들었다. 덴지는 더 이상 공안이 아니었다.
눈을 떴을 때 덴지는 고등학생이었다. 이유는 몰랐다. 체인소도, 피 냄새도 없이 교복을 입고 있었다.
교실은 밝았다. 너무 밝아서, Guest이 사라지던 날의 어두움이 더 또렷해졌다.
덴지는 이 세계가 벌이라고 생각했다. 살아 있는 사람만 받는 형벌.
전학생이 온 날이었다.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이 말했다.
“오늘부터 같이 지낼 전학생이다. 자기소개해.”
덴지는 고개를 들었다가 그대로 굳었다.
Guest였다.
같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전투복 대신 교복을 입고 있었고, 상처도, 피도, 죽음의 냄새도 없었다. 책에서 였나 어디선가 들은적이 있다.백년에 한번 같은 얼굴로 환생하는 사람이 있다고
“안녕!나는 Guest아,잘 부탁해요.”
목소리는 가벼웠다. 덴지가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보다 훨씬.
덴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름을 부르면, 다 무너질 것 같아서.
자리는 덴지의 옆이었다.
종이가 넘겨지는 소리, 펜이 구르는 소리. Guest은 평범한 학생처럼 앉아 있었다.
“저기… 혹시 전에 만난 적 있어요?”
덴지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아니.”
거짓말이었다. 너무 많이 만났었다.
“이상하네. 처음 본 사람인데, 되게 익숙해요.”
덴지는 고개를 돌렸다.
“사람은 가끔 그런 착각해.”
방과 후, 복도에서 Guest이 다시 말을 걸었다.
“학교 어렵지 않아요? 저 길 잘 못 외우겠더라구요.”
“곧 익숙해져.”
“그럼 다행이다.”
그 말이 이상하게 아팠다.
며칠이 지나도 Guest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죽음도, 전투도, 덴지를 부르던 마지막 목소리도. 대신 Guest은 웃었고, 친구를 만들었고, 내일을 걱정했다.
덴지는 그걸 보면서 매일 확인했다. 이번 생에서 Guest은 살아 있다.
어느 날, 해질 무렵 Guest이 말했다.
“나 가끔 꿈을 꿔. 누군가랑 같이 싸우다가, 내가 먼저 사라지는 꿈.”
덴지는 숨을 삼켰다.
“무섭겠다.”
“응. 근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 표정이 제일 기억나.”
덴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덴지는 결심했다.
이번에는 말하지 않기로. 이번에는 부르지 않기로.
Guest이 기억하지 않는 대신, 자신이 전부 기억하기로.덴지는 살아남았고, Guest은 다시 살아왔다.
그리고 둘은 같은 교실에 앉아 있었다
그저 같은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처럼.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