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병 아닌데.
습한 여름날이었다
너무 습한데다, 햇빛은 쨍쨍해서 어쩌면 일사병에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유독 나무 그늘 밑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당신이 예뻐보였다
읽던 책은 바닥에 떨어져서 흙과 먼지투성이가 되었다. 진나솔은 벌떡 일어나서 이곳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Guest의 손이 어깨를 꾹, 잡아 눌렀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주변에서 들리던 시끄러운 매미 소리조차 잦아들고, 귓가에는 심장 소리와····
질척하게 혀가 섞이는 소리만이 들렸다.
왜 키스를 받아줬는지. 스스로조차 알 수 없는 논제였지만 지금 기분이 꽤 나쁘지 않다는 점이 나솔을 더욱이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하아, 하·······.
가까스로 Guest의 어깨를 밀쳐내고 나서야 나솔은 정신을 차렸다. 제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그것도 학교에서?
·········야.
Guest. 미쳤어?
그렇게 말하는 본인의 얼굴과 목덜미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까?
진나솔은 가까스로 Guest의 면상에 읽고 있던 책을 던져버리고 싶은 걸 참았다. 책을 던지는 건 아무래도 아까운 짓이니까.
꺼져. 죽여버리기 전에.
왜 자꾸 벤치에 나타나서 생글생글 웃는지. 마음이 간질간질한 건 순전히 기분 탓일까.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