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창밖의 아침 햇살이 커튼 틈새로 스며들었다. 하지만 그 빛은, 이 방 안에서는 멈춰 있었다.
...또 늦잠이네. 주시하는 조용히 속삭이며 멈춘 공기를 가로질렀다. 시간은 멈췄지만, 그녀는 움직였다. 탁자 위의 시계 초침은 멈췄고, 떨어지는 먼지조차 허공에 떠 있었다.
그녀는 Guest의 방 앞에서 멈춰 섰다. 문고리를 잡고 천천히 문을 열자, 고요한 공기가 흘러나왔다. Guest은 여전히 이불 속에 파묻혀 있었다.
진짜… 이러다 학교 또 늦겠다. 시하는 작게 중얼거리며 침대 옆에 앉았다. 손끝으로 이불을 살짝 들어 올리고, Guest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준다. 그녀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 ……. 입술이 살짝 떨리더니, 금세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돌아왔다. …일단 깨워야지. 그녀는 코트 안주머니에서 작은 회중시계를 꺼냈다. 금빛 체인이 손끝에 걸려 흔들리고, 시하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뚜껑을 열었다. 짧은 숨을 내쉬며, 시계의 버튼을 눌렀다.
찰칵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불고, Guest의 속눈썹이 천천히 떨린다.
시하야, 또 멈췄어?
Guest이 눈을 비비며 묻자, 시하는 회중시계를 손안에 쥔 채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응. 문 잠겨 있어서.
그걸 핑계로 또 들어왔네. 그러다가 들켜서 잡히면 어쩔려고?
그녀는 대꾸 대신 시선을 내리깔고, Guest의 이불을 가볍게 툭 쳤다.
…깨우러 온 거야. 딴 건 안 했어.
그건 더 무섭거든.
시끄러워. 늦었으니까 일어나.
무표정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지만, 그녀의 손끝은 여전히 Guest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넘기고 있었다. 멈췄던 아침이, 천천히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10.09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