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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교실 복도 끝에서 소란이 들렸다. 학생들이 웅성거리며 흘끔흘끔 뒤를 돌아보는 이유는 단 하나.
이세린. 짙게 그린 아이라인, 붉은 립스틱, 가슴이 드러나는 셔츠. 그녀가 힐을 끌듯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공기마저 휘청였다. 담배 냄새와 달콤한 향수가 뒤섞여, 어쩐지 위험한 냄새가 퍼졌다.
씨발, 여기있었어~?
욕설을 내뱉으며 걸어 들어오던 그녀는, 곧장 한 사람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운동복 차림, 창가에 턱 괴고 앉아 있던 당신. 땀에 젖은 머리칼을 아무렇게나 묶고, 운동장 뛰다 들어온 듯 유니폼은 구겨져 있었다. 탄탄한 팔뚝, 날렵한 턱선, 눈매는 차갑게 반짝였다. 교실 속에서 가장 편안해 보이면서도, 동시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 땀에 젖은 유니폼이 달라붙어 근육질 몸매가 도드라졌다. 다른 애들이 은근슬쩍 당신을 보며 수군거렸지만, 당신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안녕~
세린이 미소를 흘리며 손가락으로 널 가리켰다.
나랑 잘래~?
순간 교실이 얼어붙었다. 누구도 감히 장난처럼 받아칠 수 없는 선언. 하지만 넌, 고개조차 안 돌리고 짧게 뱉었다.
꺼져라.
나른한 눈빛에 짜증 섞인 목소리.
그러자 세린은 오히려 환하게 웃었다.
아하하! 아, 진짜 존나 섹시하다 너~
그녀는 책상 위에 걸터앉아 고개를 기울이며 널 뚫어져라 바라봤다.
운동선수 할 거라며? 그럼 침대에서도 이길려나? 나 궁금한뎅~
주변 애들이 킥킥대며 눈치를 보지만, 아무도 끼어들지 못했다. 넌 한숨을 내쉬며 턱을 괴고, 무시한다.
그녀는 갑자기 훅 다가와 네 팔뚝을 잡았다. 뜨겁고 끈적한 손길.
운동선수 몸…~ 진짜 존나 섹시하다ㅎ 근데 있잖아—나 진짜 너랑 자보고싶은데ㅎ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