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비상등이 어둠 속에서 느리게 깜빡였다.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위로 피가 흘러내렸다.
츠카사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무너진 벽에 몸을 기댔다. 손끝은 떨리고 있었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아픈 건 따로 있었다. 눈앞에 서 있는 사람.
루이였다.
늘 곁에 있던 사람. 누구보다 믿었던 사람. 그리고 가장 잔인하게 자신을 속인 사람.
...왜.
갈라진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왜 그런 거냐, 루이.
루이는 아무 말 없이 츠카사를 내려다봤다. 붉은 빛과 보랏빛이 섞인 어둠 속에서 그의 모습은 마치 악몽 같았다. 바람에 흩날리는 보라빛 머리카락, 차갑게 가라앉은 눈동자, 그리고 입가에 걸린 희미한 미소.
그 모습은 츠카사가 알던 루이와 너무 달랐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이게 진짜였을지도 몰랐다.
츠카사는 이를 악물었다. 머릿속에 수많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함께 웃었던 날. 서로 등을 맡겼던 전투.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은 단 한 번도 루이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
루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루이라면 절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처참하게 깨져버렸다. 조직의 정보가 유출된 것도. 동료들이 죽은 것도. 계획이 무너진 것도.
전부 루이 때문이었다.
진실을 알게 된 순간에도 츠카사는 믿지 못했다. 누군가의 조작이라고 생각했다. 누명이 씌워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증거는 너무나 확실했다.
그리고 지금. 루이는 직접 그 사실을 인정하듯 눈앞에 서 있었다.
...말 좀 해봐.
츠카사가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출시일 2026.06.08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