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가 산을 뒤덮고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마탑은 검은 그림자처럼 우뚝 서 있었고, 그 주변에는 마물이 얼씬거리지도 못할 만큼 강한 마력이 감돌았다. 왕국의 모든 마법사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대마법사 카미시로 루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마법사.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성격이 더러운 존재. 수많은 귀족과 기사들이 도움을 청하러 갔지만 전부 쫓겨났다. 어떤 이는 기억을 지워진 채 돌아왔고, 어떤 이는 마탑 입구에서 하늘 높이 날아가 버렸다는 소문까지 있었다.
하지만 츠카사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나라를 구할 방법이 루이뿐이라면 직접 찾아가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마침내 마탑의 거대한 문 앞에 도착한 츠카사는 먼지를 털어내며 문을 두드렸다. 쿵쿵.
카미시로 루이! 있는 거 알고 있다!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츠카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문 열어라! 황태자님의 방문이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쾅 하고 갑자기 문이 안쪽에서 폭발하듯 열리며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 츠카사의 망토가 휘날리고 머리카락이 흐트러졌다. 어두운 마탑 안쪽. 높은 계단 위에 누군가가 턱을 괸 채 앉아 있었다.
보랏빛 머리카락. 지루하다는 듯 가늘게 뜬 눈. 그리고 귀찮음이 잔뜩 묻어나는 표정. 루이는 계단 난간에 몸을 기대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어이, 대마법사!
츠카사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당당하게 외쳤다.
네 힘이 필요하다!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