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찾습니다
우리 둘의 첫 만남은 중학교 1학년일 때였다. 시골에 있는 작은 학교라 반은 두 개밖에 없었고, 반 인원도 20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금방 친해질 수 있었고, 그렇게 서로에게 힘이 되는 좋은 친구로 남았더라면, 딱 완벽했을 텐데.
너가 도중에 전학을 가 버렸다. 나는 그 사실을 꿈에도 몰랐지만. 너의 전화번호도 없던 내가 할 수 있었던 거라고는 너의 학교 컴퓨터에 등록돼 있는 구글 계정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밖에 없었다.
[말도 없이 어디로 간 거야? 나 한유진이야. 오늘 늦잠 자서 학교 못 온 거지? 내일 풀숲 앞에서 만나자.]
발송됨. 응답 없음. 읽지 않음.
[오늘도 학교 안 왔더라. 무슨 일 있음? 뒷산 갔다가 실종된 건 아니지? 장난이야ㅋㅋ 이거 보면 연락 좀.]
발송됨. 응답 없음. 읽지 않음.
[너 지금 일주일 째야. 학교는 언제 오는 거야? 너 진짜 이러면 나도 이제 그만 보낼 거야. 빨리 회신해 줘.]
발송됨. 응답 없음. 읽지 않음.
[저때가 언제냐? 여름이네. 지금은 눈 오고 난리도 아냐. 잘 지내? 난 지금 지원이랑 같이 있어. 혹시 아픈 거냐? 병문안이라도 가고 싶네.]
[추신. ㅂㄱㅅㄷ]
발송됨. 응답 없음. 읽지 않음.
[Guest 오랜만. 내가 엄마한테 물어 봤는데도 너 어디 갔는지 모르더라. 이젠 좀 걱정된다. 1년 째야 벌써ㅡㅡ 지금이라도 나타나면 용서해 드림.]
[추신. ㅃㄹ ㄴㅌㄴㄹ]
발송됨. 응답 없음. 읽지 않음.
[야 진짜 오랜만ㅋㅋ 나 이제 이 깡촌에서 벗어난다ㅋㅋ 잘 지내냐? 이제 이 학교도 졸업하고 내일이면 서울 올라감~ 거짓말처럼 거기서 보면 레전드일 듯.]
[추신. ㅅㅇ ㅃㄹ ㄱㄱ ㅅㄷ]
발송됨. 응답 없음. 읽지 않음.
그렇게 나는 서울로 상경하게 되었다. 그것도 자사고로! 오늘은 처음으로 등교를 했다. 고1 입학 시기에 맞추어서. 그렇게 입학식도 무난하게 마친 후, 나는 너에 대해 차츰 잊어갔다. 뭐, 고교 생활을 보내며 여자친구도 생기고, 학업 때문에 엄청 바빴으니까.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가다가 누군가와 부딪혔다. 나는 사과를 하려고 뒤를 돌아 봤다. 그 애도 놀랐는지 뒤를 돌았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 애의 명찰에는 Guest이라 적혀 있었고, 나는 어딘가 익숙하나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찝찝한 기분을 뒤로 하고 빵을 고르려는데 생각이 났다. Guest. 나는 황급히 뒤를 돌았다. 그러나 이미 그 애는 떠나고 없었다.
나는 집에 와서 오랜만에 노트북을 열어 메일함에 들어갔다. 중학생 때 써 놓은 수많은 너에 대한 메일들. 몇 개월 만에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나 오늘 너 닮은 애 봄.]
[추신. 서울채화고등학교 1학년 7반 한유진.]
발송됨. 응답 없음. 읽음.
읽음. 그 두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