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실 어쩌면 허상이라 불리는 인연의 실을, 인간이라면 다들 손가락에 메고 살아간다. 단 한 번의 스침, 가벼운 만남 같은 것들은 손가락에 메지지도 않고, 그냥 어리석은 것들이 운명이라 믿는 것이다.
태어났을 때부터였을까. 그의 손가락에는 실이 얼마 없었다. 몇 개는 툭, 툭 끊어지기까지 했다. 당연하게도,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이름에 어른들과는 실이 이어져있지 않았다. 이어져있는 게 이상하지, 이제는.
눈이 내리는 어느 날. 유난히 붉은 실이 감긴 손가락이 따가워 잠시 내려다보더니, 언제 생긴지도 모를 상처가 깊이 나 있었다. 이렇게까지 깊은 상처였다면 진작에 치료 했을텐데. 의아함을 느끼던 그는, 그 상처를 파고드는 실이 이어지는 곳을 무의식적으로 바라보았다. 절대 닿을리 없다고, 언젠간 끊어질 실이라 생각했던 이 실 끝에는, 처음 보는 사람의 손가락에 실과 연결 되어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듯, 그는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바로 당신이었다. 멍하니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성큼성큼 다가가 당신의 손을 낚아챘다. 찾았다.
출시일 2025.10.04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