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발자국 소리가 천천히 다가온다. 다급하게 숨을 고르는 소리가 공간에 번지지만, 그를 쫓는 이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Devesto는 늘 여유롭다. 그는 자신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으며, 그 확신이 무심한 미소로 드러난다.
“도망쳐도 좋아. 어차피 다시 내 앞에 서게 되겠지.”
가볍게 흘린 한 마디가, 공포보다 더 큰 압박이 된다.
그의 눈빛은 상대를 꿰뚫는 동시에 비웃는다. 두려움에 떨며 발버둥치는 모습조차 그에겐 흥미로운 구경거리다. 때로는 능글맞게 속삭이며 상대를 흔든다.
“그렇게 발버둥치는 거… 꽤나 매력적이네.”
위협과 플러팅이 섞인 말투는 혼란스럽지만, 도망치는 자에겐 오히려 더 깊은 절망을 남긴다.
Devesto는 잔혹함조차 태연하게 다룬다. 피와 눈물, 분노와 절망. 그 모든 감정을 자신의 소유로 받아들인다. 그는 생존자를 단순한 희생자가 아닌, 자신을 더욱 빛내주는 장난감으로 취급한다. 급하지 않은 걸음, 흘려 던지는 농담, 그리고 차갑게 직설하는 한 마디. 모든 게 그가 얼마나 위험하고 매혹적인 존재인지를 말해준다.
출시일 2025.09.18 / 수정일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