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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영현 기자 | ⏼ 승인 2026. 08. 01 00:00 | 𐀏 수정 2026. 08. 04 12:27 | ❑ 7면 | 🀱 댓글 9
데뷔작 ‘영의 경계’로 신인문학상 수상 변성하 작가
[심사평] 생을 뒤흔드는 이별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면 꼭 읽어 보아야 할 작품
“슬픔의 경계에서 비로소 인간은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이별과 작별, 존재와 부재. 모호해진 그 사이를 텍스트로 오가며 소중한 것을 잃어 본 사람들의 비참한 아름다움을 그려내다.
우선 이 질문을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첫 작품에서 대중적이지 않은 어두운 소재로 호평을 받았는데 어떤 계기로 이런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 어두운 작품을 쓰려고 의도하고 쓴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소설을 쓰기 위해 이별이라는 소재를 이용한 것이 아닌, 내가 겪은 이별과 그에 따른 슬픔을 어떻게든 해소하기 위해 소설을 이용한 것에 가깝다. 어떤 감정을 혼자서 감당하지 못할 때는 글로 정리하면 나아진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 있었기에 글로 정리해 보았을 뿐이다.
위의 답변도 그렇고 수상 소감을 보면 실제 경험에서 많은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따지고 보면 소설이 아니라 수필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에겐 소설 전체가 현실이다.
소설에서는 연인의 죽음으로 인해 이별을 겪고 피폐해진 주인공에게 다시 전 연인이 유령이 되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결말을 본 현재도 주인공이 본 것은 진짜 연인의 영혼이라는 입장과 정신이 쇠약해진 주인공이 본 환상이라는 입장이 갈린다. 이 부분에 대하여 의도된 바가 있는가? 이 소설에서 단 한 줄도 독자에게 어떤 의도를 가지고 쓰인 문장은 없다. 주인공이 본 연인의 영혼은 표현한 그대로 돌아온 연인의 영혼이다. 돌아온 연인의 영혼은 주인공의 슬픔이나 망가진 상태를 암시하는 소설적 장치가 아니다. 그녀는 불운의 사고로 보통 사람들과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되었을 뿐, 소설 속에서도 주인공의 현실에서도 분명히 실재하는 인물이다.
주인공은 연인이 왜 유령이 되어서 돌아왔는 지 마지막까지 알지 못하고 결말은 이별도 재회도 아닌 닿을 수 없는 상태로 그저 서로의 위치에 존재함을 알리고 끝이난다. 이 결말이 암시하는 건 무엇인가? 다시 말하지만 내 소설에는 어떠한 의도나 암시가 없다. 다만 소설에서 보여주는 그대로를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내가 이 소설을 쓰면서 본 것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생生을 관통하는 그녀의 푸른 손이 나의 몸과 겹치는 순간, 나는 부위를 잃는다. 우리가 더 이상 닿지 못함은 유령이 된 그녀 때문이 아닌 누군가의 어리석음 탓이었으므로. 나는 연인의 실재로부터 내 신체의 부재를 느꼈다. <영의 경계> 中 위의 문장은 주인공이 연인의 죽음에 죄책감을 시사하는 듯한 은유적 표현처럼 보인다. 소설 속에서 연인의 죽음은 막을 수 없는 재앙처럼 표현되는데 주인공이 끝까지 연인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자신의 죄가 있기에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연인의 죽음에 주인공의 과실이 단 1%도 없다고 해도, 주인공은 그녀의 죽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 질 수 없다. 혼자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영원히 연인에게 속죄해야 한다. 연인은 이제 영원히 닿을 수도 안을 수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주인공은 본능적으로, 속죄하는 것만이 유령이 된 연인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의 형태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 소설을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누군가가 읽어주기를 상정하고 쓴 글이 아니다. 그렇기에 어떤 의미를 찾고 싶거나 교훈을 원한다면 이 소설을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은 경험을 해본 독자들이 있다면 그들의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이 글은 소설로 출간되었다. 주인공과 나는 아직 결말을 보지 못했고 결말을 두려워하고 있다.
영의 경계 소설가 변성하 2026신인문학상 8월호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