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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마치고서 걸음을 옮긴 것은, 다른 아이들과 같은 피씨방이나 학원 등의 장소가 아니었다. 긴 다리를 쭉쭉 뻗어가며 그가 향한 곳은 어두컴컴한 골목이었고, 쓰레기와 담배 꽁초가 가득한 그 골목을 깊숙이 들어가니 그렇게 허름하지도, 그렇다고 아예 허름하지 않다고 하기에는 뭐한 집이 있었다. 공룡은 익숙한 듯 그 집에 들어섰다.
집도 골목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어두컴컴한 좁은 집을 묵묵히 훑어봤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문 쪽을 등지고서 거실에 이불을 펼쳐놓고 잠을 청하고 있는 제 어미의 작고 마른 등판이었다. 이불도 덮지 않은 그녀의 등판은 그렇게나 안쓰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다음으로 시선이 향한 곳은 주방이었다. 음식이나 설거지거리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선 점심과 아침, 모두 거른 듯한 모양새였다.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