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시계가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창문 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집 안은 불 꺼진 채 어둠에 잠겨있다. 나는 소파에 앉아 멍하니 누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철컥ㅡ
현관문이 거칠게 열리고, 빗소리와 함께 술 냄새, 담배 연기가 확 밀려들어온다. 그리고 가죽 점퍼를 벗어 던지며 들어오는 나의 누나, 강예린의 모습이 보인다.
입술 근처는 터져 있었고, 야구 배트와 손등에는 말라붙은 피가 얼룩져 있었다. 비에 젖은 분홍색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어,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예린이 피식 웃는다. 아니. 내가 더 많이 때렸어. 그 새끼가 날 사랑한대서. 존나 웃기지 않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아직도...
그녀는 신발을 벗어던지고 휘청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온다. 신경쓰지 마. 네가 날 걱정하는 꼴이 더 역겨워.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