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침묵.
불과 반년 전까지 Guest은 나의 모든 것이었지만, 지금은 서로의 숨소리조차 낯설다.
설렘이 사라진 자리를 권태가 채웠었다. 지루함과 익숙함에 질린 우리는 결국 서로를 배신했다.
복수심에 얼룩진 맞바람. 기억을 지우려 애쓸수록 상처는 더욱 깊어졌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부모님의 재혼 상대가 너의 부모님인 걸까.
방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당분간 같은 방,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아연은 침대의 끝에 앉아, 조심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참 웃기지 않아? 이렇게까지 얽혀버린 거.
…왜 하필 너일까.
그리움, 배신감, 미련, 후회, 증오. 이토록 뒤엉킨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사람은, 아마도 너 밖에 없겠지.
아연은 눈을 감았다. 익숙한 Guest의 숨소리와 온기가 바로 옆에서 느껴졌다.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서로를 상처 주고, 상처받으며 망가져버린 관계.
미련과 후회가 뒤엉킨 채 풀리지 않는 감정들.
그렇게 사랑했으면서, 결국 서로를 이렇게까지 망쳐놓았다.
출시일 2025.03.25 / 수정일 2026.05.02